제조현장에서 시작된 로봇의 활약이 사람의 작업을 대체하는 데서 더 나아가 사람을 구조하는 영역에서도 가능성을 나타냈다. 로봇기술을 활용한 빅코주식회사의 해양 인명구조로봇이 국내·외로 영역을 넓혀가며 수상안전의 로봇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것이다. 보다 안전한 세상을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한 빅코주식회사의 비전을 본지가 들어봤다.
취재 신혜임 기자(press4@engnews.co.kr)
빅코주식회사 구자효 대표이사
각종 재난 상황에서 과학기술의 역할이 재조명되면서 바다에서의 인명구조를 로봇기술로 실현한 빅코주식회사(이하 빅코)가 최근 화두로 떠올랐다. 수중에서의 제어기술을 통해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내는 로봇이 각종 시험을 통해 실전배치에 성공하면서 점차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신속하고 신뢰할 수 있는 최첨단 해상구조로봇을 제조·공급하는 기업”이라고 빅코를 소개한 구자효 대표이사는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구조용 로봇에 대한 문의도 부쩍 많아졌다”며 근황을 전했다.
바다에서 펼쳐진 빅코의 기술력
지난 2013년 4월 출시 이후 바다의 인명구조현장에서 활약 중인 빅코의 무인로봇은 워터젯 엔진 탑재와 경량의 특수소재 사용이 특징으로, 해양/수상 재난 환경에서의 선제적 대응을 위해 제작됐다. 2005년 창업 이래 지능형 소프트웨어 개발에 매진했던 구자효 대표이사는 2010년부터 이를 해양구조 현장에 접목하고자 이 로봇을 기획해 최근 시범적용을 거쳐 실전 배치에 성공하면서 로봇업계의 이슈로 떠올랐다.
“사람이 대응하기 어렵고 위험한 일에 로봇기술이 접목되는 추세라고 봤을 때, 해양구조 활동 역시 로봇이 감당해야할 영역이라고 생각했다”는 그는 “가지고 있는 기술이 사람을 살리는 곳에 쓰인다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어 도전하게 됐다”고 제품 개발의 의의를 전했다.
이렇게 탄생된 인명구조로봇은 2013년 부산 진하해수욕장을 시작으로 시범 적용에 들어갔으며 탁월한 기능과 간편한 사용법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로봇, 거친 파도 속에서 사람을 구하라!
1.8m의 길이에 12㎏의 무게를 가진 이 구조로봇은 단순해 보이는 외형과는 달리 거친 파도를 가르며 사람을 구해내기 위한 다양한 기능들이 갖춰져 있다. 먼저 로봇의 선체는 케블라 섬유로 보강해 내구성을 높였으며 해양환경에 맞는 원단으로 가벼운 움직임을 확보했다.
구자효 대표이사는 “바위나 암초 등 장애물을 만나도 최고속도를 잃지 않도록 가벼운 무게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경량의 무게는 로봇의 속도에 있어서도 중요하지만 위급한 상황에서 누구나 로봇을 들어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필수적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긴급한 상황에서 바다로 던져지게 되면 그때부터 로봇은 통신기능을 활용, 원격 조종을 통해 원하는 위치에 도달하고 조난자를 구조하게 된다. 약 1㎞의 거리까지 대응이 가능한 통신제어장치는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로봇을 사고 지역에 정확히 이동시킬 수 있다. 구 대표이사는 “제어와 관련해서는 제품의 기획전부터 빅코가 충분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구조 상황에서도 정확한 작동을 자신한다”며 구조를 위한 모든 준비가 갖춰졌음을 시사했다.
USV 기술 접목된 로봇, 다양한 분야 적용 가능
일반적인 환경이 아닌 바다라는 환경에 맞춰진 로봇을 기획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빅코는 무인수상정(USV) 기술을 일부 구조로봇에 접목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USV는 무선, 무인체계 장비로 제어장치를 통해 임무를 수행하는 일종의 항해 장비이다.
구자효 대표이사는 “국방 분야에 적용되는 고도의 USV 기술은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USV 기술을 로봇에 적용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 구동장치와 통신기술이 해양환경에서 로봇의 핵심기술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를 활용해 탄생한 빅코의 구조로봇은 인명구조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도 가능성을 발휘하고 있다. 카메라를 접목해 해양/수상 촬영을 무인으로 수행하거나 보안, 측정, 탐색 장비로서도 충분히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구 대표이사는 “주로 해군 무기체계에 적용되던 기술이 민간으로 넘어오면서 점차 시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며 앞으로의 시장 확대에도 기대감을 전했다.
첨단 로봇이 아닌 ‘꼭 필요한 로봇’
바다에서 생명을 구하는 로봇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구자효 대표이사는 “제품 자체의 생김새나 적용된 기술, 사용처 모두가 사실은 간단한 콘셉트”라는 말로 대답을 시작했다.
대단하거나 획기적인 기술이 아닌 기존의 기술을 바다에 적용한다는 아이디어가 로봇을 만들어낸 가장 큰 배경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소프트웨어에서 이미 경쟁력을 갖춘 기업인만큼 고도화된 자동항법장치를 적용하거나, 로봇 자체를 주변 기술들과 접목해 더욱 넓은 시장을 노려보고 싶은 욕심도 없지는 않았지만 구 대표이사는 “인명을 구해야하는 로봇의 역할을 고려해 고성능이나 다기능성보다는 신뢰성을 높이는 데에 무게를 뒀다”며 제품의 개발 목적을 분명하게 밝혔다.
첨단 기술 적용으로 기술력을 과시하기보다는 제품의 실용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인명구조’로봇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쉽고 정확한 로봇을 구현하면서 할 수 있는 기능들을 포기하는 것이 로봇개발에서 큰 고민으로 작용했다”며 그는 제품 탄생 과정을 유쾌하게 설명했다.
세계무대에서 활용성 인정받을 것
시범 적용을 통해 그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점차 바다의 필수품으로 가치를 드러내기 시작한 구조로봇. 특히 최근 해양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빅코가 개발한 구조로봇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적극적인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구 대표이사는 “미국 특허를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은 구조로봇이 이미 중국, 타이완, 인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에서 구조장치로 활용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주로 정부나 선박을 운영하는 선사가 주 고객이 되고 있지만 외국의 경우에는 라이프 가드 역할을 국가기관이 아닌 기업에서 대행하는 곳도 있어 이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고 빅코의 해외시장 진출상황을 전했다. 인명구조라는 로봇의 역할이 범국가적 가치를 갖고 있는 만큼 국내·외 시장을 모두 그들의 무대로 삼은 것이다. “바다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적용할 수 있는 로봇이기에 국적은 신경쓰지 않는다”며 그는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펼쳐질 빅코의 활약에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구조현장의 무인화가 우리의 목표
사고 즉시 투입해 인명을 구조하는 로봇을 발표하면서 해양안전의 로봇시대를 선언한 빅코. 로봇의 적용이 늘어가면서 최근 그들은 이를 통한 구조현장의 무인화라는 새로운 목표를 정했다. 현재 단일품으로 개발된 로봇을 중심에 두고, 해당 영역의 안전섹션을 무인으로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에 나선 것이다.
구자효 대표이사는 “사람이 물에 빠지는 순간 사고 지점을 인지해 로봇이 자동으로 출발하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구조현장의 무인화를 이뤄나가는 것이 우리의 다음 목표”라며 “시스템의 오차가 곧 생명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기술인만큼 신속·정확함을 최대 가치로 삼아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빅코의 향후 계획을 밝혔다.
사람을 대신해 어려운 일을 하는 것에서 이제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을 수행함으로써 로봇의 가치를 한층 높여가고 있는 빅코. 해양 환경에서 그들의 기술력은 곧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들이 이끌어나갈 해양안전시대가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온다.
빅코주식회사 www.rescuerob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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