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NT리서치 & (주)NT메디 김경환 대표이사
Q. 귀하의 전공은 무엇인가.
A. 대학원에서 모션 제어, 양팔 로봇의 힘 제어를 전공하면서 로봇과 인연을 맺었다. 그 후, 미국에서 로봇 핸드, 시뮬레이터를 연구했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원격조종, 입는 로봇, 캡슐형 내시경을 연구했다. 회사 창업 후에는 제조업용 로봇과 의료 로봇 일을 하고 있다.
Q. 로봇업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아버지가 자동화 사업을 하셨기 때문에 모터, 센서, 소프트웨어 등은 어릴 때부터 익숙한 말들이었다. 대학시절에 학술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로봇 만드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연세대 박민용 교수님의 지도에 힘입어 일본 유학을 로봇 분야로 가게 되었다. 동경대에서 로봇으로 연구를 시작하시던 지도교수를 만난 것도 행운이었다.
Q. 다양한 로봇 중 현재의 분야를 선택한 이유는.
A. 2004년 NT리서치 창업 당시, 제조업용 로봇은 노동력 제공 중심의 사업이 대부분이었고, 서비스용 로봇은 교육용 기자재를 중심으로 시장이 영세했다. 이에 ‘제조업용 로봇의 지능화’를 사업화하면서 서비스용 로봇 분야에서는 연구성이 높은 용역과 오더를 위주로 기반기술을 확보해나갔다. 2010년에는 서비스용 로봇에 구체적인 시장이 필요하다는 절박감에서 의료 로봇을 시작했고, 현재는 재활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Q. 현재 귀하가 속한 로봇 분야는 어떻게 발전되어 왔나.
A. 제조업용 로봇 분야에서는 지능화의 요구가 매년 높아지고 있으며, 비전, 힘 제어, 양팔 로봇, 병렬 링크 로봇 등이 속속 사업화되고 있다. 앞으로는 로봇 중심의 자동화(Robot Centered Automation)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용 로봇은 시장이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이 일어나고 있는데, 특히 의료재활 분야는 이제 여명기를 벗어나 사업화의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
Q. 지난 세월 간 이뤄진 로봇산업의 역사적 업적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A. 사실 로봇은 여러 세대가 공존하며 각자의 역할을 해나가는 분야이다. 선배 로봇인들의 업적은 국내에 해외 로봇기술을 도입하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국산화하고 일부 연구 분야에서는 일본, 미국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이다. 현재는 로봇선진국들이 하는 대부분의 기술영역에서 한국도 성과를 내고 있지 않은가. 로봇업계의 규모에 비해 많은 연구비를 투자하고 특별법을 마련한 정부의 강력한 산업 드라이브도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이다.
Q. 귀하가 생각하는 향후 10년 뒤 로봇산업의 청사진은.
A. 제조업용 로봇의 고도화와 지능화가 가속화되며, 그 결과는 로봇 중심의 자동화와 작업용 휴머노이드로 가시화될 것이다. 자동화를 아버지에 비유한다면 현재의 로봇은 여러 자식들 중의 막내에 불과하다. 개발 역사도 짧지만, 로봇의 기능 및 성능이 그만큼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센서 기반 제어, 양팔 로봇 등 다양한 기술의 융복합화를 통하여 로봇 중심의 자동화가 이루어지면 기술 및 시장 측면에서 큰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다. 작업용 휴머노이드는 현재 시범 운용 수준이지만 10년 뒤에는 선진화된 공장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 향후 10년의 로봇산업을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들이 지닌 강점은 무엇인가.
A. 국내외에서 처음으로 체계적인 로봇교육을 받았고 수적으로도 그룹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다른 로봇선진국에 비해 수적·질적 기반이 취약하지만 국가 규모를 생각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초창기 선배 로봇인들이 각개 전투였다면 후배들은 협업이 가능하고 이것이 로봇기술의 발전에는 필수불가결하다.
Q. 함께 로봇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로봇인들에게 제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선배 로봇인들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리는 로봇기술에 대한 체계적인 기록이 없다. 일본에 있는 로봇공학 핸드북이 없을 뿐 아니라 수준 높은 교과서는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후배 로봇인들은 한국 로봇이 걸어온 역사도 잘 알지 못한다. 이러한 작업에 선배 로봇인들께서 역할을 해주셨으면 한다. 경륜을 바탕으로 사업화에 참여하시기에도 늦은 분들이 아니다. 후배들이 선배들을 더욱 대우하는 그런 풍토도 만들어져야 한다. 같은 세대의 로봇인들에게는 협업을 강조하고 싶다. 국가과제로 협업하는 경우는 종종 있는데 늘 부족함을 느낀다. 로봇하는 사람들이 부족하면 타 분야와도 적극 협업하여 로봇화를 시켜야 한다.
Q. 로봇산업계에 전하고픈 신년인사는.
A. 선진국에서 이미 성공한 자동차, 반도체 등의 산업에서 후발주자로서 1등을 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물며, 선진국에서도 성공해 본 적이 없는 로봇이 성장동력 산업에서 1등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성공은 좋은 선택을 많이 하면서 이루어진다. 좋은 선택은 나쁜 경험을 많이 하면서 배운다”는 덕담을 들은 적이 있다. 많은 이들이 불가능(Impossible)을 이야기할 때 나는 가능해(I'm possible)로 도전하는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하고 싶다.
논스톱 외관검사 로봇 ‘NT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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